시각 장애인 스벤 선수 The Blind Warrior Sven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면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모든 상황을 소리만으로 파악하여 적을 물리치는 고수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존재했는데...
2017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트리트 파이터5> '소닉붐 토너먼트'
네덜란드 출신 '스벤'은 <켄> 캐릭터를 이용해 대결 상대인 '무사시'의 <고우키>를 상대로 승리를 했고 이에 사람들은 환호를 하게 된다.
결승전도 아닌 대결에 유독 사람들이 환호한 이유는 그가 시각 장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시각 장애인 게이머 Blind Warrior Sven>
어린 시절 스벤은 조이스틱이나 키보드의 버튼을 눌러... 즉, 게임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6살이 되던 해 암에 걸린 스벤. 그는 그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게 되는 불행을 겪게 됐고 더 이상 자신이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좌절에 빠지게 되는데...
게임 특성상 시각적인 부분이 큰 역활을 하는... 특히, 수많은 변수와 스테이지가 존재하는 일반 액션이나
복잡한 구조의 RPG. 다수의 캐릭터를 조작해야하는 스포츠 등 대부분의 게임이 시각적 공간감을 인지해야 가능한데 이는 시각 장애인인 스벤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다.
그러나 우연히 슈퍼패미컴 <스트리트 파이터2>를 접하게 된 스벤은 복잡하지 않은 1대1 대결 구조에 게임 속 효과음은 물론 전체적인 음향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대전 격투게임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이 후, 모탈 컴뱃(Mortal Kombat), 용호의 권(Art of Fighting), 아랑전설(Fatal Fury), 킬러 인스팅트(Killer Instinct) 등 수많은 대전 격투 게임을 접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려 노력한 스벤.
이렇게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본 여자친구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스트리트 파이터5>를 선물해 주었고 게임을 돌려 본 스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스트리트 파이터5>는 헤드셋을 이용하면 왼쪽과 오른쪽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구분 할 수 있었고 모든 캐릭터의 킥과 펀치가 서로 다른 소리를 냈기 때문에 소리만으로도 상대방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세밀하고 정확하게 음향이 구현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신세계를 만난 스벤은 이 후 게임 속 모든 캐릭터의 공격 기술 및 효과음을 수없이 들으며 외웠고
1년만에 상대의 공격 타이밍까지 파악하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
그렇게 자신감이 붙은 스벤은 2017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트리트 파이터5 - 소닉붐 토너먼트>에 참가. 실제 플레이어를 상대로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멋진 플레이를 보였고 결국 승리까지 따내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기적을 보여준 스벤의 활약을 본 해설자는 "누가 되었든, 어떤 삶을 살았든" "격투 게임하길 원한다면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라 전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스벤의 기적은 여기까지였다.
이 후 스벤은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 믿어지지가 않았다" "비록 한 경기에 불과했지만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뻤다"며 이번을 계기로 다른 시각 장애인들에게 '노력을 통해 자신과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그들이 게임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2022년 장애인 및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배리어 프리 e스포츠 대회를 주최하는 단체인 일본의 'ePARA'가 전맹 시각장애인 게이머들끼리 진행하는 <스트리트 파이터5> 대회를 주최하여 관심을 모았다.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대한 집념과 의지 그리고 노력으로 게임 대회에서 승리까지 하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스벤의 모습을 보며 '나는 과연 내가 이루고 싶은 일을 위해' '그처럼 간절히 원하며 노력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적만을 바라지는 않았는가?' 반성해 본다.
